아버지가 취미로 골프를 하셨고, 우연히 따라갔다가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선수로의 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어요. 자격증을 따서 레슨 프로가 되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니어 대회에 출전하면서 선수로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중학생 무렵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군대가기 전에 뛴 경기가 CJ 나인브릿지 경기였거든요. 원래 비거리가 나오는 편은 아니었고, 그 부분에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PGA 선수들이 치는 스타일을 보니 스스로 하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깎아 쳤던 스윙을 좀 더 바로 보내면 거리가 개선될 수 있겠다 느껴서 계속 몸집도 키우면서 훈련을 했어요. 그런데 그 결과가 생각보다 빨리 나왔고, 굉장히 만족스러웠죠. 다만 그 찰나에 대회 경험이 많이 없다보니 연습 라운드 때는 괜찮았는데 경기에서 실제 게임을 할 때에는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몇 번 망하고 나서 비거리에 대한 욕심을 좀 줄이고 몸집도 좀 줄이면서 이전 스윙으로 돌아가려고 다시 노력했던 것 같아요. 작년에도 훅을 치다가 슬라이스를 치려고 하니 컨택 문제가 많아져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집중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린 상태에요.
우선 구질은 처음 프로 데뷔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로 페이드샷을 일관성 있게 잘친다라는 말을 선수들 사이에서도 많이 들었어요. 저는 그게 의도했던 게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왼쪽을 에임하고 쳤던 습관이 이어진 것 같아요. 오히려 오른쪽으로 자꾸 휘어서 왼쪽을 겨냥했고, 남들이 보기에는 이게 보기 좋은 페이드샷이라고 말씀들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페이드구나 라는 것을 처음 프로 올라와서 알게 되었고, 반대되는 훅 구질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장점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진지하게 집중해서 연구했어요. 그 결과 훨씬 남들보다 덜 위험하고 안정되게 공을 치는데 기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남서울CC처럼 왼쪽만 피하면 안정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코스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국내에 페이드 구질에 유리한 구장이 꽤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곳을 선호하고, 플레이도 편안하게 풀리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티샷과 퍼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먼저, 티샷에서는 오비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오비가 나면 2타를 잃고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티샷이 살아있기만 해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어요. 티샷이 안전하게 플레이 지역에 안착하면, 이후에는 그린 공략에 집중해서 파 세이브로 이어갈 수 있는 흐름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티샷에서는 무리하게 거리를 욕심 내기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퍼팅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데요, 가끔 퍼터를 바꾸면서 ‘이게 더 잘될까?’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막상 스스로에게 ‘정말 자신 있게 잘 할 수 있을까? 퍼터를 바꾸면 더 정확도가 높아질까?’라고 물어보면 쉽게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번 전지훈련 때는 여러 퍼터를 두고 가능성을 두기보다, 하나의 퍼터만 선택해 집중 훈련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하나에 몰입해서 적응하고 훈련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어요.
결국 골프에서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첫 우승이었던 2014년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롯데 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경기였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서 3라운드로 축소했는데 3라운드를 5일동안 쳤거든요. 나의 첫 우승은 정말 힘들었다는게 기억에 오래 남네요. 당시에는 이렇게 어려운 걸 해냈다고 마냥 엄청 기쁜 것보다는 앞으로 더 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사실 스스로는 ‘가을의 사나이’라는 별명에 대해 크게 의식해본 적은 없어요. 주변에서 그렇게 불러주시니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왜 가을에만 우승할까?’라는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네요. 다른 계절에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어요. 가을뿐만 아니라, 어느 시즌이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ISTJ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스스로 감성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F(Feeling) 일 줄 알았는데, 테스트 결과T(Thinking)로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 해보면, 그 결과가 맞는 것 같기도 해요. 특히 인간관계에서 그런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끝없이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제가 베푼 호의를 당연하게 느끼는 경우에는 관계를 억지로 이어가려고 고민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호의적인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기는 편이고, 인간관계에서도 끊어야 할 사람은 끊고, 불필요한 고민거리로 남겨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저는 아예 골프를 시작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골프를 하다 보면 잘 풀리는 경우는 정말 소수이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걸 느끼게 돼요. 어렸을 때 함께 좋은 성적을 냈던 친구들도 지금까지 투어를 함께 뛰고 있는 경우는 드물고, 많은 이들이 동네 레슨장에서 힘든 시장 상황 속에서 현실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이 대다수에요.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골프에만 전념해오다 보니, 다른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특히 스키를 정말 타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발목이 다치면 골프를 할 수 없으니, 축구 같은 운동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게 아직까지도 많이 아쉬워요.
경험해본 게 많지 않다보니 지금 골프 말고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이 백지가 돼요. 다만 생활 패턴이 일정하고 규칙적인 걸 좋아하는 성향을 생각해보면 아마 군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 적은 있어요.
올해 만약 우승을 하지 못하면 Q스쿨에 가야 해요. 혹은 지금은 타이틀 대회 우승자로서 투어 참가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만약 우승 없이 시즌을 마치면 단순히 포인트 랭킹 몇 위 이형준, 이렇게 불리게 되거든요. 특히나 포인트를 얼마나 따야하는지 다 계산하면서 그 압박감 속에, 순위에 쫓기는 느낌으로 플레이 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되면 자존심이 좀 많이 상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시즌은 더더욱 저 스스로 마지막 카드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타이틀 대회 승자라는 자격을 지키고, Q스쿨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 진심을 다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어요.
22살부터 1부 투어를 뛰었는데, 당시에는 많이 뛰어도 40세까지 뛰고 지도자 쪽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했어요. 그런데 34살인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40이 또 그렇게 멀지는 않더라고요. 몸 관리만 잘 한다면 다른 프로들처럼 젊은 선수들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계속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박상현 프로님이나 강경남 프로님같이 다른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하지만, 확실히 레슨보다는 잘하는 게 플레이다 보니 매 순간 더 진심으로 임하게 되고, 계속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돼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언제까지 칠 수 있을지 분명하게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90년대 노래가 흘러나오면 ‘맞아, 이 노래!’ 하는 것처럼 항상 언급되거나 기억 된다기 보다 먼 훗날 가끔 회자되었을 때,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공감하게 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옛날 레트로 감성 음악 같은 거. 요즘 프로그램 중에 20세기 히트곡 그런 느낌이 너무 멋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박상현 프로님이나 강경남 프로님 처럼 그냥 이름만 들어도 당연히 탑이지 하는 상징이나 간판 같은 느낌 말고, 가끔씩 생각나면 ‘맞아, 너 그 때 진짜 잘쳤는데, 그 프로 그 때 진짜 장난 아니었어.’ 하는 그런 느낌이요.
한 번씩 그렇게 언급될 정도만 해도 저는 잘 했다고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플레이 할 때 조금 따뜻할 정도로 입는 걸 좋아해서 날씨가 풀리더라도 반팔보다는 긴팔에 바람막이를 입는 편이에요. 경기를 하다가 입고 벗기 좋은 옷을 선호하는데, 그 중에도 보온을 중요시해서 바람막이 같이 집업류를 자주 입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화사한 핑크 의류가 많던데, 그런 화사한 컬러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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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드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이형준프로님, 옐로우pro v1x 볼도, 페이드도, 의류도 너무나 내스타일인데 올해 매경오픈 마지막날 아쉬운 결과에도 최선을 다한 팬서비스에 감동! 함께찍은 사진은 영원히 간직할겁니다 다시한번 우승하는 그날까지 내마음속 no.1플레이어 이형준프로 응원합니다
아! 이형준프로님이었구나... 오래지나서 가물가물 하긴 한데 롯데스카이힐 제주 기억합니다. 딱 보니 기억 남네요! 내년에는 가을뿐만 아니라 사계절 즐거운 해가 되길 바랍니다. 26년도에도 새로운 타이틀 받아 리스트에 오르길.
개인적으로 형준프로님 팬입니다 덕분에 타이틀리스트어패럴도 접하고 스타일을 모방하고있습니다. 공은 타이틀은 형광볼만 쓰고요. 26년도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기원합니다.
형준프로님 금년한해 정말수고많이했습니다 내년에는더좋은모습 기대하겠습니다
이형준 프로님 올해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진짜 강한 사람은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프로님의 스윙 한 번, 퍼팅 한 번에는 수많은 고민과 집중,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이 담겨 있음을 압니다. 결과보다 더 귀하고 값진 것은 그 과정을 견디고 쌓아온 시간들이라고 믿습니다. 가끔은 아쉽고, 가끔은 벽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이형준 프로님이 쌓아온 경험과 멘탈, 그리고 강한 마음은 분명 다시 더 높이 날아오를 힘이 되어줄 거라 확신합니다. 그린 위에서 보여주는 차분함과 자신감,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 그 모든 모습이 저에게는 큰 응원과 감동이 됩니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라운드마다 프로님의 골프가 흐름을 타고 더 가볍게, 더 자유롭게, 더 강하게 뻗어나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늘 응원합니다. 끝까지, 멈추지 말고 이형준 프로님만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