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어요. 특히 어머니께서 골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셨어요. 지금도 연세가 있으신데도 80대 후반 스코어를 유지하시며 라운드를 즐기실 정도니까요. 처음엔 단순히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골프 해볼래?'라는 가벼운 제안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흥미가 생겼고, 어느새 주니어 대회에도 출전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죠.
전지훈련은 시즌을 치르기 위한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고, 기술적인 부분을 점검하면서 온전히 부족한 점을 보완할 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또한 새로운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루틴을 재정비하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먼저 이시우 프로님과 함께 지난 시합을 돌아보며 개선이 필요한 포인트를 분석해요. 올해는 특히 몸통 회전이 충분하지 않고 팔로만 스윙하는 습관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 이를 교정하는 데 집중했어요. 이렇게 보완할 부분을 명확히 정하면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며 점차 고쳐 나가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해요. 시즌 중에는 시합을 준비하며 공 맞추기만으로도 바쁘기 때문에 자세를 세세히 점검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훈련할 때 확실히 교정해 두어야 실전 시합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스윙 스타일에 있어서 매 시즌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 같아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백스윙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지난 경기를 되돌아보니 스윙이 좀 작다고 느껴져서 전지훈련을 통해 좀 더 시원하고 여유 있게 스윙을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백스윙을 키우고 여유를 주니까 거리도 조금 더 나가고,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적응하니 정확도도 좋아졌어요.
우선, 퍼팅은 정말 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교한 감각이 중요한 만큼, 셋업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결과에 큰 차이가 생기는 게 또 퍼팅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주기적으로 스카티 카메론 스튜디오를 방문해서 제 자세를 카메라로 촬영하고 확인해요. 제 느낌과 실제 화면에 비친 자세가 다를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마다 머리의 움직임, 어깨 각도, 볼의 롤 등 디테일한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면서 퍼팅의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렇게 감과 기술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퍼팅의 가장 큰 과제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퍼팅은 늘 똑같이 친다고 해서 결과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과 그린의 라이를 잘 읽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요. 결국 퍼팅은 감각을 믿되, 그 기반 위에 정확한 셋업과 냉정한 판단이 더해져야 하는 섬세한 스킬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팔이 긴 편이라 멀리서도 금방 알아보시더라고요. 팔이 길어서 어드레스나 스윙에서 실루엣이 남들과 조금 달라요. 주변에서도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만 봐도 이성호 프로다'라고 할 정도예요. 팔이 길다 보면 드로우 구질이 자연스럽고 유리해서, 주로 드로우를 쳤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정확한 거리를 컨트롤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페이드 구질로 전환하려고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요.
골프를 하다 보면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얼마나 짧게 보내느냐인 것 같더라고요. 마음만 힘든 게 아니라 몸까지 지치다 보면 연습조차 버거운 시기가 찾아오기도 해요. 그런 때에는 솔직히 술로 스트레스를 풀며 버틴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결국 다시 리듬을 되찾기 위해 선택한 건 늘 연습이었어요. 마음이 답답할 때는 러닝을 하거나 웨이트를 병행하며 오히려 더 집중하기 위해 노력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감각이 돌아오더라고요. 결국, 답은 늘 연습에 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해서, 혼자였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까 확신은 없어요. 마음처럼 되지 않는 기간에 가장 힘들었던 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었어요. '과연 내가 다시 예전처럼 할 수 있을까?', '이 길이 맞는 걸까?'라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던 시기였죠. 그런 시기에 스폰서와 지인들, 가족 모두가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덕분에 큰 힘이 되었고, 매번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설 수 있었어요.
골프는 철저히 개인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믿음이 함께 존재합니다. 저는 그걸 누구보다도 깊이 느끼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경기에 임할 때마다, 나 혼자만의 경기가 아니라는 걸 늘 마음에 새기며 플레이하고 있어요.
과거를 되돌아본다면, 2018년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의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박상현 프로님과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 넘치는 접전을 펼쳤고, 결국 프로님이 마지막에 버디로 마무리 하시면서 제가 2위를 하게 됐어요. 아쉬움이 남지만, 그만큼 몰입해서 플레이했던 경기라 인상 깊게 남아 있어요.
최근까지 가장 집중한 부분은 어프로치에요. 작년에는 거리 감각이 잘 맞지 않아 미스가 자주 나왔고, 그로 인해 멘탈까지 흔들리면서 플레이 전반이 불안정해졌어요. 그래서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숏게임의 컨트롤 훈련에 집중했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어프로치에서의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결국 이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면 멘탈도 함께 흔들리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반복된 연습과 성공적인 샷이 쌓이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멘탈적으로도 훨씬 안정감을 느끼고 있어요. 결국 멘탈도 반복된 연습, 좋은 스코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맞아요. 골프가 잘 돼야 멘탈도 좋아진다고 생각해요. 퍼포먼스가 따라줘야 멘탈도 안정되고, 그게 또 자신감으로 이어지거든요. 성적이 안 나오는데 멘탈만 좋을 순 없어요. 결국은 연습을 통해 안정적인 스코어를 유지해야, 안정적인 멘탈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는거죠.
요즘 투어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을 보면 체격 조건도 좋고, 스윙도 과감해서 비거리도 정말 멀리 나가더라고요. 경기에 임하는 태도나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골프라는 스포츠에 진심으로 몰입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그런 모습을 보면 문득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오르곤 해요. 저도 한창 젊고 패기가 넘치던 시절엔, 목표 하나만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렸던 기억이 있어요. 요즘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그런 ‘초심’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더라고요. 사실 시간이 지나면 경험은 쌓이지만, 그만큼 익숙함이나 안일함도 따라오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을 항상 경계하고 있어요.
제가 아마추어 골퍼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기본자세, 특히 어드레스의 중요성이에요. 많은 분들이 연습장에서 수없이 스윙을 반복하시지만, 정작 자신의 어드레스 자세나 공의 위치, 어깨의 정렬 상태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로 연습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기본이 흐트러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스윙을 해도 일관된 결과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잘못된 동작이 습관처럼 굳어질 수 있어요.
스윙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의 셋업이 올바른지, 체중 분배는 적절한지, 클럽과의 거리나 공의 위치는 알맞은지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이건 혼자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프로 레슨을 받으며 피드백을 받고 교정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타이틀보다는, 그냥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간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시합장에서 마주쳤을 때 자연스럽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사람, 그런 따뜻한 인상을 남기는 선수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수들 사이에서도 ‘그 형 참 괜찮은 형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 망설임 없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우승을 하게 된다면, 그건 단순한 승리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을 거예요. 1부 투어에서 17년 만에 거두는 우승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인간승리’라는 말을 떠올려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 스스로도 큰 의미를 갖게 될 것 같아요.
필드에서의 의류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경기력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니트 소재가 편하게 느껴져서 주로 많이 착용해요. 개인적으로 바람막이보다 니트가 스윙할 때 훨씬 부드럽고 덜 거슬려서 선호하는 편이에요. 몸에 잘 맞고 신축성이 좋기 때문에 특히 레이어링이 필요한 간절기에 자주 입게 됩니다. 무엇보다 반팔 카라 티셔츠가 가장 편하긴 하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활동성이 좋아요.
여름에는 아무래도 시원함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저는 땀이 많이 나는 편인데, 니트 소재는 땀이 많이 나면 좀 몸에 감기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경기 때에는 기능성 소재로 많이 입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들은 옷을 바지 안에 넣어 입어야 하기 때문에 니트 특유의 밑단 처리는 넣어 입기에 좀 애매한 핏들이 간혹 있어요. 그런 점들을 고려하면 기능성이 높고, 바지에 넣었을 때 자연스러운 반팔 티셔츠에 자주 손이 가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확실히 밝은 컬러를 좋아해요 특히 파스텔톤 계열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여름에는 어두운 색보다는 눈에 확 띄고 시원한 인상을 주는 색이 좋더라고요. 플레이 라인 중에 선호하는 제품이 많은데,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입으면 라운드에서도 기분이 한결 가볍고 편안해요. 실제로 시합 때도 파스텔 계열 의상을 자주 입었는데, 동료 선수들이나 스태프분들도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골프화나 모자 등 액세서리도 전체 룩과 조화를 맞추려고 해요. 너무 튀거나 과한 디자인보다는, 기본을 잘 지키되 은은하게 포인트가 있는 아이템을 선호해요. 예를 들어 골프화도 의상 톤에 맞춰 연한 색으로 매치하면 훨씬 단정해 보이더라고요. 결국 단정하게 갖춰 입어야 마음가짐도 더 안정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올해는 1부 투어뿐 아니라 2부 투어도 병행하면서 출전 기회를 최대한 잘 살려보고자 해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에 임할 때마다 어느 해보다 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놓치지 않고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시즌 초반 흐름도 생각보다 잘 풀리고 있어서 저 스스로도 기대가 커요. 1부와 2부를 같이 뛴다는 게 체력적으로는 분명 쉽지 않겠지만, 그만큼 절실함이 더 커지고, 경기 하나하나에 쏟는 집중도도 훨씬 높아지는 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정말 좋은 성과로 그간 응원해 주신 분들께 보답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